청주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중독관련자료실

<기고>술잔돌리기 이제 그만

페이지 정보

작성자 청주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작성일05-07-08 13:17 조회1,965회 댓글0건

본문

<기고>술잔돌리기 이제 그만 [문화일보 2005-07-06 14:41]   한동안 연락이 없던 후배 하나가 갑자기 숨졌다는 부음을 받았다 . 건장한 체격에 호탕한 웃음이 트레이드마크였고, 언제나 주위 에 선한 인상을 풍겨주었던 후배였다. 서둘러 문상 가서 들은 얘 기인 즉, 간암이 말기에 발견돼 제대로 손도 써보지 못한 채 한 달 만에 눈을 감았다고 했다. 졸지의 사태 앞에 망연자실한 부인 의 처절한 모습과 이제 중학생이 된 딸아이의 멈추지 않던 울음 이 아직도 내 가슴에 남아 있다. 그 후배는 평소 술에 있어서만큼은 내로라 할 정도로 대주가였고 , 잡지사 편집장을 하면서 늘 마감병에 걸려 며칠씩 야근을 밥 먹듯이 하면서 받은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언젠가 내 게 말한 적도 있다. 스트레스에 의한 음주 과다, 이것이 암으로 직행한 요인이었다는 게 병원측의 진단이란다. 사람 좋아서, 술 자리에서는 선배 후배 가리지 않고 먼저 술잔을 건네며 권주하던 그가 세상에 없는 지금, 뒤늦게 ‘술잔 안 돌리기 운동’을 벌이 는 것이 몹시도 민망하지만 지나친 음주로 하나둘씩 지인들이 세 상 떠나는 것을 지켜보는 참담함이야 어디 나 한 사람만의 심정 이겠는가. 이제는 술잔 돌리는 음주 문화를 바꿔야 한다. 지난해 주5일 근무제가 처음 도입된 이후 지난 1일부터 주2일 휴 무제가 확대 시행되자 이른바 ‘월요병’이 심해지고 있다는 보 도도 나온다. 주말 이틀을 쉬게 되자 애주가들은 금요일 저녁부 터 아예 마음 놓고 술을 마시기 때문에 토요일, 일요일까지 고생 하다가 월요일을 맞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1인당 음주량이 세계 1위라는 사실은 일단 논외로 하자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음주량의 5.6배, 그리고 음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17조원(국민총생산의 3.9%), 알코올 성 간암, 강경변 등 간질환으로 해마다 2만여명이 숨지고 알코올 에 의존하는 알코올의존증 환자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0%인 4 60만명이란 통계는 무엇을 말하는가? 기실, 우리나라 어느 술자리에 가 보더라도 술잔 돌리지 않는 곳 은 찾아보기 어렵다. 오래 전부터 전해내려오는 전통이며 미풍양 속의 한 궤라고 강변하면서 우리는 옆자리 앞자리뿐만 아니라 몇 사람 건너까지 잔을 권하고, 돌리는 문화에 깊숙이 취해 있다. 사전에서는 술을 “에틸알코올을 포함하고 있어 마시면 ‘취’한 다”고 풀이한다. 이 ‘취’함의 의미가 삶의 애환에만 깃들어 있는 것이 아니고 삶의 폐해를 내포하고 있기도 하다. 술의 예찬 론 가운데는 “술을 마시지 않는 인간으로부터는 사리 분별을 기 대하지 말라”는 로마의 문인 키케로의 예찬뿐 아니라 “청동은 모양을 비추는 거울이지만 술은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설 파한 아이스킬로스의 말도 있다. 하지만 술의 폐해를 적절히 지적한 말도 많다. 팔만대장경에는 ‘술은 번뇌의 아버지요 더러운 것들의 어머니다’라는 구절이 있고, 러셀은 “음주는 일시적인 자살이다. 음주가 가져다주는 행복은 단순히 소극적인 것, 불행의 일시적인 중절(中絶)에 지나 지 않는다”고 했다. 프랑스 속담에는 ‘술자리가 길면 수명이 짧다’는 말도 있다. 권주(勸酒), 즉 술을 권한다는 이 말은 분명 우리나라의 전래 미 덕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음주가 지나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나 는지를 천수를 다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해가는 지인들을 통해 보 면서, 아직도 술잔을 돌리는 문화에 취해 있어야 할지를 심각하 게 생각해 봐야 한다. 지금 경북에서는 필자의 주창으로 ‘술잔 안 돌리기 범도민운동 ’을 펼치고 있다. 이 운동이 전국민을 대상으로 확산되기를 기 대해 본다. 오랜 관행이어서 아쉬움이 남기도 하겠지만, 이제부 터는 술잔 돌리는 음주문화를 과감히 바꿔 보자. [[박승호 / 경상북도 공무원교육원장]]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