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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술좀 그만드세요] "남편 미워서… 시댁 때문에… 소주 보면 못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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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청주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작성일05-07-04 09:49 조회1,77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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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술좀 그만드세요] "남편 미워서… 시댁 때문에… 소주 보면 못참아" [조선일보 2005-07-03 19:56] 여성전문 알콜중독병원 3박4일 숙식르포 아침에 의사 회진하자 "그분이 오셨어요" 환자 90%가 재발… "이 사슬 끊고 싶어" [조선일보 허윤희 기자] 스스로 술을 끊지 못하는 여성들은 그동안 사실상 방치돼 왔다. 가족들은 쉬쉬하며 지냈다. 지난 3월, 경기도 의왕시엔 국내 처음으로 여성전문 알코올병원이 생겼다. 다사랑병원이다. 기자는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3박4일 동안 그곳에서 숙식하며 ‘알코올 중독’의 늪에서 빠져 나오려고 애쓰는 여성들과 함께 생활했다. 기자는 그들과 똑같이 환자복을 입고, 함께 6인용 병실에서 잠을 잤다. 기자도 술을 좀 하는 편이다. 16일 오후 7시. ‘만취(滿醉)’ 상태의 이순덕(가명·38)씨가 실려왔다. 어딘가에 머리를 세게 부딪힌 듯 이마가 심하게 부어올라 있었다. “이순덕씨! 후, 불어 보세요.” 간호사가 음주 측정기를 들이밀었다. 묵묵부답. 그녀는 감은 눈을 뜨지 않는다. 기자가 그녀 곁으로 다가갔다. “술 얼마나 드셨어요?” 그러자 누워있던 이씨가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아니, 그건 왜 물어요? 당신 누구야?” 그녀에겐 술냄새가 진동했다. 병원에는 41명의 환자들이 입원해 있었다. 이종섭 대표원장은 “대부분 이씨처럼 만취상태에서 가족의 요청으로 입원된다”고 했다. 갓 입원해 술이 덜 깬 환자들은 난동을 부리기도 하고, 화장실 창문을 통해 ‘탈출’을 시도하기도 한다. 오전 7시 아침 식사시간. 술에 대한 갈망감을 없애주고 손상된 간 등을 치료하는 약이 식사와 함께 지급된다. 옆방에 입원한 이명선(가명·34)씨가 방마다 문을 두드리며 “그분이 오셨어요!”라고 외쳐댔다. ‘그분’은 담당 의사를 뜻했다. 이 병원 의사 9명은 아침마다 회진을 하며 담당 환자의 상황을 체크한다. 오전 8시30분. 환자들 모두가 홀에 모였다. 둥글게 모여앉아 한 사람씩 하루를 시작하는 각오를 밝혔다. “저는 유쾌하게 보내겠습니다” “불안해하지 않겠습니다” “술 앞에서 당당하겠습니다”…. 오전 10시. ‘회복에 이르는 길’이라는 책을 함께 읽으며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는 ‘독서모임’이 시작됐다. “저는 7년 단주(斷酒)했어요. 이번에는 정말 술을 끊을 수 있을 거라고 자신하게 됐죠. 한번 나를 시험해보자는 유혹이 생기더군요. 아, 그런데 일단 맛을 보기 시작하니까 그 순간부터 걷잡을 수 없더라고요….” “저는 지난달 퇴원했다 재입원했어요. 벌써 4번째 입원입니다. 병원에서는 술 생각이 안 나는데, 병원 밖만 나가면 보이는 게 술병이에요. 도처에 술, 술… 술병만 보면 소름이 돋아요.” 누군가 입을 열면, 환자들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한 달째 입원 중인 손선미(가명·47)씨는 10년 전 남편의 부도로 술을 입에 댔다. “한번 술을 먹기 시작하면 쓰러질 때까지 끝장을 봐야 했어요. 피까지 토해놓고 다시 또 술을 먹었어요. 깨면 몸이 아프고 죄책감에 시달리니까 그걸 이기려고 또 먹고….” 손씨는 “솔직히 퇴원해도 술을 끊을 수 있을지 자신없다”고 했다. 심재종 원장은 “이 병원 환자들의 90%가 퇴원 후 재발한 경우”라며 “알코올 의존자에게 한방울의 술은 기름통에 성냥불을 긋는 격이라 10년 이상 술을 끊었더라도 일단 맛을 보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치료는 보통 3개월 과정. 입원 후 처음 1주일간은 가족 면회와 전화가 금지된다. 이 원장은 “틈만 나면 가족들에게 전화해 ‘날 좀 빼달라’고 호소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입원 한 달 후부터는 하루에 두 번씩 외출도 하고, 주말마다 외박도 가능하다. ‘나는 술 앞에 무력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게 치료의 시작이다. 상담과 집단치료, 일기 치료 등의 프로그램이 요일별로 진행된다. 18일엔 전수경(가명·42)씨가 강제퇴원을 당했다. 전날 외출하고 돌아오다 술을 숨겨왔기 때문이다. 전씨는 울먹이면서 “가게에서 소주를 본 순간 갖고 오고 싶었어요. 생리기간만 되면 스릴을 느끼고 싶어서… 못먹으면 버리려고 했다고요”라고 말했다. 환자들은 서서히 병원 생활에 적응해 갔다. 윤혜연(가명·36)씨는 “여기서는 의사의 도움보다 환자들끼리의 교감으로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며 “왜 술을 먹기 시작했고 어떤 고통을 겪어왔는지 서로 너무 잘 이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밤 10시반. 병실의 불이 꺼졌다. 반쯤 열린 창문 사이로 병원 앞 고층아파트의 불빛이 새어나왔다. “우리 딸 잘 자고 있나….” 한 환자가 중얼거렸다. 의왕=허윤희기자 [ ostinato.chosun.com])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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